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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ZI NO.09

KICHI (吉)

37º  38'44.4"N 127º 07'27.4"E

YEAR                    

ADDRESS         

AREA                  

CATEGORY      

TYPE                

TEAM                 

: 2026

: Namyangju-si, Gyeonggi-do

: 56m2

: Remodeling

: Hair Salon

: GIZI ASSOCIATES

바르게 자라, 좋은 일을 향해 나아가는 공간

머리를 자르는 일에는 한 사람의 시간을 정돈하는 힘이 있다. 자라난 머리카락과 함께 지나온 시간을 가볍게 덜어내고, 거울 앞에 앉아 지금의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일. 헤어 살롱 KICHI는 이러한 순간에 주목한다.

KICHI(きち, 吉)는 ‘길함’을 뜻하는 이름으로, 좋은 일이 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이곳에서의 변화는 단지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잠시 일상의 속도를 늦추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한 뒤, 한결 가벼워진 모습과 마음으로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것. 그것이 KICHI가 제안하는 헤어 경험이다.

공간은 입구에서부터 하나의 길을 따라 천천히 펼쳐진다. 밝은 목재로 이어진 중앙 동선은 방문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이끌고, 양옆의 좌석과 기능은 겹겹의 벽체 사이에 차분히 배치된다. 내부를 한눈에 드러내지 않는 구성은 이동의 속도를 늦추는 동시에 각 자리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준다.

그 길의 끝에는 대나무가 서 있다. 대나무는 단순히 공간에 생명력을 더하는 식물이 아니라 KICHI의 태도를 압축해 보여주는 상징이다. 곧게 뻗어 위로 자라는 줄기에는 바름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담았다. 여러 줄기가 모여 섬세한 결을 이루는 모습은 머리카락을 연상시키며, 일정한 간격으로 새겨진 마디는 시간이 쌓이고 성장이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나무는 방문자가 걸어가는 길의 시각적 종착점인 동시에, 그 너머의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풍경이 된다.

따뜻한 목재의 면을 가로지르는 검은 띠 역시 공간의 개념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다. 천장과 벽, 가구 사이에서 반복되는 선은 구조에 일정한 간격과 리듬을 부여한다. 각각의 선은 물리적으로 끊겨 있지만 시선 안에서는 다시 하나로 이어지고, 거울에 반사되며 더욱 깊고 긴 흐름을 만든다.

이 검은 띠는 공간을 나누는 경계이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요소를 연결하는 선이다. 반복되는 구조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방문자가 이동할 방향을 은유적으로 안내한다. 장식적인 선 하나가 공간 전체의 질서를 만들며 ‘좋은 일을 향해 나아간다’는 KICHI의 생각을 건축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목재의 따뜻함, 부드럽게 번지는 빛, 곧게 자라는 대나무와 반복되는 검은 선. 서로 다른 요소들은 하나의 길 위에서 만나 KICHI만의 고요한 리듬을 완성한다. 그 안에서 방문자는 주변의 시선과 일상의 소음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디자이너와 차분히 대화하며 오늘의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모습을 찾아간다.

KICHI가 만들고자 한 것은 머리를 하는 장소를 넘어 한 사람의 오늘을 가지런히 정돈하는 공간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현재의 자신을 세심히 바라보는 시간,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일상을 향해 걸어 나가는 순간.

KICHI에서의 시간이 앞으로 마주할 좋은 일을 향한 작지만 분명한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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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워시 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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